입을 연 으름 안에는 검은 씨가 가득하다
식용부는 씨를 둘러싼 흰색의 부드러운 조직이다. 입에 넣으면 말랑하고 달지만, 큼직한 씨가 많아 바나나처럼 편하게 베어 먹는 과일은 아니다. 속살을 훑어 먹고 씨를 골라내는 수고가 따른다.
국립수목원은 이 달고 부드러운 속살 때문에 으름을 ‘조선바나나’라는 별칭으로도 소개한다. 별칭은 질감과 단맛을 빗댄 말이지, 씨 없는 바나나와 같은 구조라는 뜻은 아니다.
갈라짐은 다 익었다는 표시다
으름의 열매는 성숙하면 봉합선을 따라 갈라진다. 식물학에서는 이렇게 익은 열매가 스스로 벌어지는 성질을 열개라고 부른다. 사진을 이어 보면 닫힘, 가느다란 틈, 완전한 열림의 순서가 분명하다.
열린 뒤에는 속살이 바깥 공기와 곤충에 그대로 노출된다. 수확과 운반을 오래 견디기 어려운 까닭도 이 구조에서 짐작할 수 있다. 마트 진열대보다 산에서 열린 순간의 모습으로 더 자주 기록되는 열매다.
가을 산에서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 맛
으름덩굴은 산과 들에서 자라는 낙엽성 덩굴나무다. 열매를 볼 수 있는 시기는 가을로 짧고, 같은 자리에서도 성숙 속도에 따라 닫힌 열매와 이미 벌어진 열매가 함께 보일 수 있다.
먹을 때는 벌어진 열매의 상태를 먼저 살피고 흰 속살만 맛본다. 야생 열매는 정확한 동정과 채취 가능 여부가 우선이며, 모르는 덩굴 열매를 으름으로 짐작해 먹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