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랐는데 도마가 젖지 않는다
단단한 껍데기 안에는 희끄무레한 과육 덩어리와 질긴 섬유, 작고 단단한 씨가 함께 있다. 씨는 짙은 갈색에서 검은색이고 콩팥을 닮은 모양이다. 그 둘레의 흰 부분이 먹는 과육이다. 조각은 마른 덩어리처럼 떨어지고, 부스러지면 가루가 된다.
말린 망고는 촉촉했던 과일에서 물을 빼 만든다. 바오바브는 열매를 열었을 때부터 이런 마른 과육을 만난다. 눈으로 보기에는 건조식품에 가깝지만 나무에서 여문 과일의 속살이다. 입안을 채우는 과즙 대신, 부스러지는 질감부터 기억에 남을 만하다.

주스를 짜지 않고 탄다
바오바브 과육은 물에 풀어 음료로 마신다. 남아프리카국립생물다양성연구소는 이 음료를 레모네이드가 떠오르는 상큼한 맛으로 설명한다. 과일을 꾹 눌러 즙을 짜는 익숙한 순서와 다르다. 먼저 마른 속살을 꺼내고, 거기에 물을 보탠다.
큐 왕립식물원 자료에는 과육을 그대로 먹거나 죽에 섞는 쓰임도 나온다. 씨와 섬유를 골라낸 과육은 음료나 곡물 음식에 섞여 식탁에 오른다. 시장에서 분말로 만났다면 열매와 상관없는 첨가물처럼 보일 수 있지만, 원래 속을 보고 나면 그 형태가 납득된다.
큰 나무에 달린 단단한 열매가 컵 속의 흐린 음료가 되기까지. 중간에 과즙을 짜는 장면은 없다. 바오바브를 기억할 때는 착즙기 대신 가루 묻은 숟가락을 떠올리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