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한 껍질 속 달콤한 젤리
자연계에서 이렇게 선명한 파란색을 띠는 열매는 흔치 않습니다. 보통 이런 눈에 띄는 색은 새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것이지만, 그 서늘한 빛깔 때문인지 영어권에서는 '죽은 사람의 손가락(Dead Man's Fingers)'이라는 오싹한 별명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호기심을 이기고 말랑말랑해진 파란 꼬투리를 살짝 비틀어 쪼개면, 완전히 다른 반전이 기다립니다. 껍질 안에는 커다랗고 검은 씨앗들이 박힌 투명한 젤리 같은 과육이 꽉 차 있습니다. 개구리 알을 뭉쳐놓은 것 같은 비주얼에 잠시 멈칫하게 되지만, 용기 내어 젤리를 한입 들이마셔 보세요. 수박이나 멜론과 오이를 섞어놓은 듯한 은은하고 상쾌한 단맛이 입안을 부드럽게 감쌉니다.

서늘한 산속에서 버티는 강인함
대부분의 특이한 과일들이 덥고 습한 열대우림에서 자라는 것과 달리, 데카이스네아는 꽤 추운 곳에서 고향을 잡았습니다. 히말라야 산맥 동부에서부터 중국 서부의 해발고도가 높은 서늘한 산악 지대가 이 나무의 주무대죠.
영하 15도의 맹추위도 거뜬히 견뎌내는 강인한 생명력 덕분에, 최근에는 서구권의 식물원이나 이색 정원을 꾸미는 사람들에게 관상용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봄에는 노르스름하고 종 모양을 한 예쁜 꽃을 피우고, 가을에는 기괴하면서도 매혹적인 파란 열매를 늘어뜨리니 정원사들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