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부터 한 번 헷갈린다
영어에서 pawpaw는 파파야를 가리키기도 한다. 이 글의 포포는 아시미나 트릴로바로, 파파야와는 과부터 다르다. 가까운 친척들은 열대에 살지만 포포는 온대 기후에 적응했다. 이름만 보고 주황색 파파야 단면을 떠올렸다면 씨의 크기부터 다시 보면 된다.
포포의 과육은 부드럽고 크림 같다. 켄터키주립대는 맛을 여러 열대 과일에 빗대면서도 개체마다 차이가 크다고 설명한다. 모든 포포가 바나나와 망고를 같은 비율로 섞은 맛인 것은 아니다. 품종에 따라 향과 맛이 달라지고, 먹는 사람의 취향도 탄다.
먹는 쪽은 잘 익은 과육이다. 껍질과 씨는 먹지 않는다. 큰 씨를 골라낸 뒤 남은 과육을 숟가락으로 떠먹거나 퓌레로 쓰는 모습이 이 과일에는 잘 어울린다.

봄꽃의 손님은 파리다
달고 부드러운 과일을 만드는 꽃이라면 향긋할 것 같지만, 봄에 피는 포포 꽃은 다른 손님을 부른다. 고개를 숙인 짙은 자주색 꽃에 파리와 딱정벌레가 찾아와 꽃가루를 옮긴다. 코넬대가 소개한 재배 자료는 꽃에서 약간 불쾌한 냄새가 난다고 설명한다.
가을 과육의 향만으로 봄꽃의 향까지 짐작할 수는 없다. 그림 속 파리는 과일이 상해서 꼬인 것이 아니라 꽃을 찾은 손님이다. 이 작은 구분을 알고 보면 자주색 꽃과 노란 과육이 같은 나무의 서로 다른 계절이라는 사실이 더 재미있다.

맛있어도 멀리 가기는 어렵다
포포가 낯선 데에는 유통 사정도 있다. 과육은 쉽게 무르고 멍이 들며, 완전히 익은 생과는 실온에서 며칠을 넘기기 어렵다. 켄터키주립대는 포포를 맛보려면 산지의 농산물 직거래 시장을 찾아보는 편이 좋다고 안내한다. 크게 쌓아 두고 오래 파는 방식과는 잘 맞지 않는다.
껍질이 초록색이라고 무조건 덜 익은 것도 아니다. 대학의 안내에서는 색보다 살짝 눌렀을 때의 부드러움과 향 등을 함께 본다. 냉동 과육이나 아이스크림에 넣는 방식은 짧은 생과 철을 넘겨 맛을 이어 가는 방법이다. 다만 가공과 품종에 따라 맛이 달라지니 생과와 똑같을 거라 기대할 필요는 없다.
봄엔 파리가 찾는 자주색 꽃, 여름엔 초록 열매, 가을엔 숟가락으로 뜨는 과육. 포포 사진을 한 장만 보고는 좀처럼 다 알 수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