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을 까면 나오는 마늘 삼형제
무서운 외모와 달리 살락의 껍질은 놀라울 정도로 얇고 바스락거립니다. 끄트머리를 잡고 툭 꺾으면 얇은 막이 바스러지면서 껍질이 벗겨집니다. 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건 새하얗고 매끄러운 세 쪽의 속살입니다. 언뜻 보면 껍질 깐 마늘을 통째로 뭉쳐놓은 것 같습니다.
이 하얀 과육을 한 입 베어 물면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오릅니다. 아삭거리는 식감은 사과나 단단한 배 같은데, 입안에 퍼지는 향은 파인애플과 바나나를 섞은 듯한 열대의 달콤함이거든요. 씹을수록 감귤류의 산미가 살짝 올라와 깔끔하게 마무리됩니다. 수분이 많지 않아 손에 즙이 묻지 않으니 길거리에서 까먹기 딱 좋습니다.

야자나무가 품은 가시투성이 보물
살락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자라는 야자나무의 일종입니다. 코코넛이나 대추야자처럼 높이 솟은 나무를 상상하기 쉽지만, 살락 나무는 땅에 닿을 듯 낮게 자랍니다. 대신 잎자루와 줄기에 길고 억센 가시가 빼곡하게 돋아 있어 수확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닙니다. 농부들은 두꺼운 장갑을 끼고 낫을 이용해 조심스럽게 열매 송이를 잘라내야 하죠.
재미있는 건 인도네시아 안에서도 지역에 따라 품종이 꽤 다르다는 점입니다. 발리에서 주로 나는 '살락 발리(Salak Bali)'는 수분이 많고 질감이 부드러운 편입니다. 반면 자바 섬에서 재배되는 '살락 폰도(Salak Pondoh)'는 더 아삭하고 단맛이 강해 인기가 높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