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스펀지로 굳은 걸까
물의 상태가 바뀐 것은 아니다. 코코넛의 작은 배가 자라면서 떡잎의 일부가 안쪽으로 커진다. 이를 하우스토리움이라고 한다. 둥글거나 배처럼 생긴 스펀지 조직이 점점 부풀어 중앙 공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우리가 마시는 코코넛 물과 벽에서 긁어 먹는 흰 살은 각각 액체와 고체 형태의 배젖이다. 둘 다 어린 식물에 쓸 양분을 담고 있다. 발아가 시작되면 스펀지 조직은 이 저장 양분을 흡수하고 이용하는 일을 돕는다. 일본의 농업 연구 논문은 특히 배젖에 저장된 지방을 흡수하고 당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이 조직의 표면이 하는 역할을 살폈다.
그림의 안과 밖을 함께 보면 이해가 빠르다. 껍데기 밖으로는 어린 싹이 올라오고, 안으로는 스펀지 같은 조직이 커진다. 겉에서는 작은 잎 하나가 늘어난 것 같아도 코코넛 안쪽은 이미 한창 바뀌고 있다.

같은 코코넛에서 세 번째 식감
인도 코코넛개발위원회는 이 스펀지 조직을 식용으로 이용한다고 소개한다. 흰색에서 연한 크림색·노란빛을 띠며 조직에 작은 빈틈이 많다. 물처럼 마시는 것도 아니고, 단단한 흰 살을 아삭하게 깨무는 것도 아니다. 코코넛 하나에서 만나는 또 다른 질감이다.
생으로 이용하는 것 외에 캔디나 분말 같은 가공도 연구돼 왔다. 생조직은 오래 두기 어려워 식품으로 관리·유통된 것을 신선할 때 이용해야 한다. 집에 오래 방치한 코코넛의 내용물과 혼동하지 말자.
다음에 싹이 난 코코넛을 보게 되면 잎만 보지 말자. 그 아래 단단한 껍데기 속에는, 우리가 음료로 마시던 양분을 쓰며 자라는 스펀지가 있을 수 있다. 어린 야자나무의 첫 끼가 준비되는 자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