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이야기
꽃이 없는 줄 알았죠?
무화과를 반으로 가르면 작은 꽃들이 남긴 자리가 보여요.

꽃은 안쪽에 피어요
무화과도 수많은 작은 꽃을 피워요. 우리가 열매라고 부르는 둥근 부분은 속이 빈 주머니처럼 자란 꽃턱이에요. 꽃들은 그 안쪽 벽을 빼곡히 채워요. 꽃잎이 바깥으로 펼쳐지지 않으니 나무만 봐서는 꽃철을 알아채기 어렵죠.
잘 익은 무화과를 반으로 가르면 붉은 속에 작은 알갱이가 촘촘해요. 각각의 꽃이 남긴 작은 열매들이 모여 우리가 한입에 먹는 무화과 하나를 이뤄요.

무화과마다 벌이 있을까요?
우리가 흔히 먹는 미션과 브라운터키는 꽃가루받이 없이도 열매가 자라는 커먼형 무화과예요. 무화과좀벌이 살지 않는 지역에서도 나무 한 그루가 열매를 맺을 수 있어 집에서 기르는 과일나무로도 널리 퍼졌어요.
좀벌의 도움이 꼭 필요한 무화과도 따로 있어요. 작은 좀벌이 수꽃 무화과에서 나온 꽃가루를 안쪽 꽃으로 옮겨 줘야 먹을 열매가 제대로 자라요. 이처럼 품종마다 달라서 모든 무화과 속에 벌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선교지에 심은 무화과
무화과의 고향은 서아시아와 동지중해 쪽이에요. 캘리포니아에서는 1769년 스페인 프란체스코회 선교사들이 샌디에이고에 처음 무화과나무를 심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요.
따뜻한 기후에 잘 맞은 무화과는 이후 캘리포니아의 익숙한 과수가 됐어요. 지금도 널리 기르는 짙은 자주색 품종 가운데 하나가 ‘블랙 미션’이에요. 이름과 첫 식재 기록에 모두 선교의 흔적이 남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