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이야기
배는 왜 까슬할까요?
과육 속 작은 알갱이부터 산에서 따온 신고라는 이름까지, 배에 얽힌 세 가지 이야기예요.

까슬함의 정체는 돌세포
배를 씹을 때 혀에 닿는 까슬한 알갱이의 정체는 ‘석세포’예요. 이름 그대로 돌처럼 단단해진 작은 세포 무리가 과육 사이에 흩어져 있어요. 세포 벽이 아주 두껍고 단단해서 식물 조직을 받쳐 줘요.
배가 익으면 주변 과육은 물러지고 즙이 많아지지만 석세포는 단단한 채로 남아요. 서로 다른 두 질감이 한입에 함께 씹히면서 배 특유의 사각거림이 또렷하게 느껴져요.

서양배는 왜 목이 길까요?
목이 길고 아래가 불룩한 서양배와 둥근 동아시아 배는 서로 다른 계통에서 발달했어요. 모양뿐 아니라 익는 방식과 먹을 때의 감촉도 뚜렷이 갈려요.
동아시아 배는 나무에서 먹기 좋게 익으며 아삭하고 즙이 많아요. 서양배는 단단할 때 딴 뒤 실온에서 후숙하는 품종이 많고 잘 익으면 과육이 부드럽게 녹아요. 동아시아 배를 서양배처럼 말랑해질 때까지 기다리면 제맛을 놓치기 쉬워요.

신고는 산에서 따온 이름
신고의 한자 ‘新高’는 일본에서 ‘니이타카’라고 읽어요. 이 품종은 장십랑과 천의천을 교배해 만들었어요. 이름은 당시 일본 통치 아래 있던 대만의 신고산(新高山·니이타카야마)에서 따왔어요.
그 산은 당시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여겨졌어요. 육종가는 산의 높이에 빗대어 뛰어난 새 품종이라는 뜻을 이름에 담았죠. 한국에서는 같은 한자를 우리 음으로 읽어 ‘신고’라 부르게 됐어요.
